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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로 산 1년-이창호 (기호일보 사회부 기자)
인천경기기자협회 | 발행일시 2016.11.28

‘엄마는 100점인데, 아빠는 10점이다.’

아직 말문이 트지 않은 13개월 된 우리 아이가 속으로 하는 말일지 모른다. 맘 편히 쉴 수 있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뿐인데다 평일에는 잦은 약속으로 아이가 잠들었을 때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이야 아이가 눈을 맞추고 옹알거리며 내게 무언가를 요구하지만,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몰라 진땀을 빼기 바빴다.

그럴 때마다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런 일들이 쌓여 육아를 아내가 도맡게 됐다. 그래서 아내도 얼마 전까지 1년여 남짓한 ‘아빠’로서 내 점수를 매우 낮게 평가했다.

그나마 요즘 저녁에 일찍 들어와 아이를 씻기고 함께 놀아주고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43점’을 줬다. 수(90점 이상)를 받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아내, 아이와 함께 셋이 미용실을 간 적이 있다. 내가 머리를 자르는 사이 아내는 아이와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미용사는 "아내 분 직업이 유치원교사인가요"하고 물어왔다.

미용사의 눈에는 열정적으로 아이와 소통하는 아내의 모습이 보기 드문 장면으로 그려졌던 것 같다.

며칠 뒤 시간이 남아 그때 일을 다시 떠올리는데 ‘나는 정말 무뚝뚝한 아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일도 없었지만 아이의 행동에 ‘리액션’을 크게 해준 적도 드물었던 것 같다. 반성하는 마음에 이때부터 조금씩 노력하고 있지만, 아내는 이미 ‘황새’고 나는 ‘뱁새’라 당연히 아이도 아내를 더 좋아한다.

아내는 사실 대단하다.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위해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자한다. 이쯤이면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조금씩 주기 마련인데 아이의 건강을 위해 불 앞에서 하루에 두 시간 가량을 투자해 이유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아이에게 새로운 문물을 접할 수 있도록 이벤트도 열심히 참여한다. 유아용품 제조업체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추첨을 통해 견본품을 소비자에게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아내는 매회 당첨되지 않지만 때때로 전해오는 당첨 소식에 정말 기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인 내가 아이와 함께 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아내가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아 나 역시 행복하다.

지난해 10월 3일 14시간의 산통 끝에 우리에게 찾아온 아이는 48㎝ 2.68㎏에서 이제 74㎝에 8.8㎏로 성장했다.

또 울음으로 말하던 아이는 손과 발을 써가며 옹알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말문이 트면 내게 아빠는 ‘몇 점’이라고, ‘빵점’ 아빠가 아닌 ‘만점’ 아빠가 되기 위해서 지금부터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만점 아빠, 만점 남편으로 성장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나는 제2의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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