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변화하는데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된 가게의 주인들이다. 그 오래된 가게를 작다고 무시해서는 안될 일이다. 오래 버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것을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오래된 가게는 주인이 평생 동안 얻은 지혜의 곳간이기도 하다.

경인일보 인천본사 편집국 정치부장인 저자는 인천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로 인천이라는 도시를 말하고 싶어 주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저자에 따르면 가게는 도시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묻어나는 곳이다. 사람이 오가고 물건이 드나들기 때문에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들이 쌓이면 역사가 된다는 것. 
 

저자는 인천의 다양한 특징을 담아낼 가게를 찾아 15곳을 추려냈다. 교동사진관, 인일철공소, 복래춘, 북도양조장, 대를 이은 새우잡이 한대경 선장, 인천선구(船具), 시도염전, 신광이발관, 영신상회, 우봉다방, 이수일양복점, 일억원얼음집, 이홍복 할아버지의 자전거포, 디에이치조선, 배다리 헌책방 집현전 등을 찾아갔다.

2013년 1월 1일부터 시작해 주말을 반납하고 점방 주인들을 찾아 듣고 기록하는데 쏟아부은 세월이 2년여다. 버거운 작업이었지만 기록을 멈추면 오래된 가게의 주인들이 다시금 당신들 인생을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가게에는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살아 있었다. 허름할수록, 오래된 것일수록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모두가 도서관이었고, 하나같이 박물관이고 문화재였다. 인천에서 한 가지만 하면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다른 냄새가 났다. 그들은 그렇게 다른 색깔로 인천을 그려 왔다.

책 끄트머리에서 저자는 말한다. 오래된 것에는 다 그만한 사연이 있다. 그 오래됨이 쌓인 것이 도시의 이야기이고 역사였다. 오래된 것을 하찮게 여기고 새것만 쫓는다면, 그것은 미래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