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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승패가 없습니다언론중재위원회 경기사무소장 최은진
인천경기기자협회 | 발행일시 2023.11.21
최은진 언론중재위원회 경기사무소장

“누가 이겼습니까?”

조정사건과 관련하여 기자분들로부터 간혹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로 조정이 성립되었다고 하면 ‘언론사가 졌다’고 아쉬워하고, 조정불성립결정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하면 ‘언론사가 이겼다’고 기뻐하십니다.

가뜩이나 제가 언론중재위원회에 근무한다고 하면 1차적으로 그분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 혹시 최근에 자사의 조정사건이라도 있었다 치면 그 결과에 따라서는 2차적으로 더 큰 미움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본연의 취재나 편집업무로 분주하신 가운데 예상치 못한 언론조정사건은 조정기일에 언론중재위원회로 직접 출석해야 하니 얼마나 번거로우실지요. 더구나 언론중재법에서는 사건이 접수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언론사에 조정기일에 출석요구 하도록 되어 있으니, 촉박한 출석기일통지로 당혹스러울 때도 많으실 텝니다. 매일 글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피신청인의 입장을 논리정연하게 나타내는 답변서 작성도 부담되실 겁니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정심리 진행

제가 조사관으로 참여하는 경기중재부 조정심리에서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바로 ‘공익’이었습니다. 언론은 우리사회의 여러 측면을 조명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하는데, 언론이 지속하고 있는 이러한 ‘일’이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데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또 대부분의 기사는 충분한 취재와 엄격한 데스크를 거쳐 탄생하는데, 많은 국민들이 동영상 플랫폼에 각종 흥미로운 콘텐츠보다 언론사의 뉴스기사를 여전히 더 신뢰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언론사의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고요.

 

유연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

현직 판사, 변호사, 교수, 전직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중재부는 다양한 시각에서 조정사건을 살펴보고 조정안을 권고 드립니다. 정정보도가 아니면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다던 신청인도, 반론보도는커녕 조정에 절대로 응할 수 없다는 피신청인(언론사)도 비공개 조정심리에서 때로는 격렬하게 논쟁하고 때로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다 보면 어느덧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심리실의 공기가 순식간에 더워져서 열기를 식히고자 창문을 열어야 하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중재부의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저널리즘의 측면에서도, 국민의 입장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조정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부분의 조정사건이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되고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피해구제율 74.6%, 2023년 9월말 기준).

 

조정은 모두가 이기는 방안

분쟁의 한복판에서 제가 만나는 많은 언론인들은 대량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고 복잡한 사안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보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당사자가 인격권이 침해되었다고 신청하는 경우에 한해 언론조정사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심리에서는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중재부는 당사자가 유연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분쟁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에 변경된 정보가 있다면 업데이트하고, 당시에 미처 당사자의 입장을 기사에 반영하지 못했다면 반론을 게재하는 것이 오히려 기사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조정에는 승패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 무료 언론분쟁 예방교육 강의 제공

다양한 조정사례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언론분쟁 예방과 해결방안에 대해 출장 혹은 비대면으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언론사에서는 02-397-3064(언론중재위원회 교육팀)로 문의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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