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2.6.29 수 09:11
상단여백
HOME 새소식 기고
경기방송지부는 여전히 투쟁중!장주영 전국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장
인천경기기자협회 | 발행일시 2022.05.25

1997년 개국한 경기도 유일의 종합편성라디오였던 (구)경기방송은 2020년 3월 폐업했다. 벌써 햇수로 3년 전의 일이다. 당시에는 사상 초유의 방송권 반납사태라는 상징성과 폐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드러난 지역방송국의 도덕적 해이, 정권의 탄압이라는 가십까지 겹쳐 연일 보도로 시끄러웠다.

경기방송 노동조합은 처절한 자기반성이 먼저 필요했다. 안에서 썩는 걸 보지 못했고, 보더라도 내 일이 아닌 듯 간과했다. 작은 싸움도 피하던 노조가 생존을 건 큰 싸움이라고 갑자기 이길리는 만무했다. 그렇게 대주주는 큰 저항 없이 회사를 정리했다.

다행히 사측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합에 들어와 남아주었다. 우리가 남은 이유는 대주주에 대한 억울함도 방통위의 희망고문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건 우리가 그냥 흩어져버리면 그냥 없던 일이 될까 봐서였다. 비록 일자리는 잃었지만 방송이라는 공공재가, 언론이라는 사회적 공기가 단순한 돈벌이는 아니었기에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종사했던 일에 대한 가치를 확립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지켜보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투쟁 경험도 없던 우리는 모든 게 서툴렀다. 대외적인 상황도 안 좋았다. 유례없는 코로나로 대면미팅, 집회 모든 것이 제한적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먼저 밴드와 유튜브를 통해 소식을 알렸고, 투쟁에 필요한 현수막부터 피켓, 기자회견의 방법까지 익혀나갔다. 이 사건에 공분한 많은 단체가 힘을 보태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새로운 999추진위원회는 ‘공공성’ ‘지역성’ ’노동존중’을 기치로 새로운 방송국 찾기에 나섰다.

2년이 지났다. (구) 경기방송이 정파 된 지 만 2년이 되는 지난달 30일, 우리는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다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그날 기자회견장에 선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년이라는 기간은 희망 고문이 아니라 희망사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애초 방통위는 (구)경기방송 폐업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히 새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정책과 고위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새 사업자 선정까지 그 해를 넘기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공모는 6월에서 9월로 다시 겨울로 조금씩 늦춰졌고 막연한 기다림에 지친 동료들이 떠나갔다.

결국 공모는 정파 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에 시작됐다. 터무니없이 늦어진 시작이었지만 그동안 알 수 없어 막막했던 절차들이 공개되었다. 서류접수에 한 달, 심사에 두 달을 거쳐 1월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방통위는 스스로 내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1월이 지나도록 심사위원단조차 꾸리지 않았다.

대선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공모에 참여한 7개 사를 비롯한 관계자 모두가 선거 이후에나 발표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방통위는 지난 2월21일 예고도 없이 경기지역 라디오 사업자 선정 결과를 기습 발표했다.

1위 도로교통공단(TBN) 787.01점, 2위 OBS 784.15점, 3위 경기도 759.88점, 4위 경인방송 738.76점, 5위 뉴경기방송 709.15점, 6위 경기도민방송 691.01점, 7위 케이방송 686.15점

명확한 점수가 무색하게 결과는 명료하지 못했다. 심사과정에서 도로교통공단(TBN)이 도로교통법 및 도로교통공단 정관의 사업 범위를 벗어나는 종합편성(보도포함)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에 방통위는 법리검토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의결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공모까지 뜸 들인 2년이라는 시간에 비해 정제되지 않았던 발표와 그 뒤 다시 이어진 깜깜이 행정. 그렇게 또 두 달이 지나간다. 과연 이 길의 끝은 어디일까.

지금 방통위 앞에는 경기지역 시민사회 단체들과 언론동지들이 보내준 연대의 현수막이 40개가 넘게 걸려있다. 긴 투쟁 과정에서 소수만 남은 우리에게 이들이 보내준 현수막의 글귀 하나, 우리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문구 하나는 너무나 소중하고 힘이 된다. 또 기자회견이나 집회마다 조건 없이 달려와주시는 분들을 보면 허리가 절로 숙여진다. 타언론사의 소식 전하기를 터부시하던 경기지역 언론사들의 기사들도 조금씩 늘어나 감사하다.

이 글을 빌려 사태의 해결 유무를 떠나 지금까지 함께 해주고 있는 언론노조와 경인협의회, 민주노총경기도본부와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 동지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단언컨대 연대의 힘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약속드린다. 언제 끝날지는 모르나 응원받은 힘을 바탕으로 꼭 현업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시 일터에서 마주하는 그 날까지 투쟁!!!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천경기기자협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협회소개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973번길 6   |   대표전화 : 031-250-3440  |   발행인 : 이호준  |   편집인 : 이연우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호준  |  Copyright © 2022 인천경기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