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넷북과 차 한잔…오늘도 이야기를 쓴다

"소설을 쓰는 게 취미, 주저하지 않겠다."

나의 취미이자, 힐링하는 방법은 과감히 ‘소설 쓰는 것’이라고 밝히겠다.

더욱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특기가 아닌 재미 삼아, 머리를 식히는 ‘취미’다. 혹시 특기로 알려질까 주저하며 취미임을 분명히 한다.

굳이 취미와 특기를 구분시키려 하는 건 한동안 소설 쓰는 것을 멈췄기 때문이다. 한창 소설을 쓸 때는 ‘나 소설 쓴다’고 밝힘에 주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밝힘에 주저하게 된다. 이는 아마도 멈췄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주저하던 내가 다시 똑바로 서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주저리주저리 내 취미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내가 지금 쓰려고 준비하는 소설에 대해 남에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내가 소설을 쓸 때 주로 쓰는 기기는 낡은 ‘넷북’이다. 슬슬 태블릿PC나 살까 고민을 할 때도 있지만, 아직은 넷북을 불편함 없이 쓰고 있다.

나름 타자를 치는 손맛이 있고, 성능도 그저 타자기 같은 느낌이라 딴 짓에 정신 팔리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관련 자료나 서적, 정리메모 노트, 휴대전화에 저장해둔 자료 링크 등을 보며 소설을 쓴다.

소설을 주로 쓰는 곳은 집이나 카페다. 옆에 녹차나 홍차는 필수로 놓고 글을 쓴다.

집에서 소설을 쓸 때는 집에 장만해 둔 녹차나 홍차를 우려내며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도 차의 향과 맛을 보며 글을 쓴다.

하지만 집에 있으면 집중을 못할 때가 꽤 많다. 이제는 구형이 된 게임기 ‘플스3’에 잠시 정신이 팔리기도 한다. 내가 이래서 신형 플스4를 못 산다.

집중을 위해 카페를 이용할 때는 안양예술공원 내 카페를 찾는다. 집이 안양예술공원과 가깝다. 공원에서 계곡 구경도 하고, 산 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김중업 박물관과 다른 예술작품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그런 행위들은 집에서 게임을 할 때와는 달리 생각이 잘 정리된다. 그리고는 카페에 들어가 정리한 것을 풀어쓰기도 한다. 물론 카페에서 차 한 잔은 필수다.

최근 쓰려고 준비 중인 소설이 있다. 냉면을 좋아하는 어느 청년과 냉면을 소울푸드로 좋아하는 어느 실향민 노인의 ‘메타커뮤니케이션’이 주제다.

두 인물은 매우 상반된 인물이다. 청년은 남쪽 출신이고, 노인은 북쪽 출신이다. 또 젊은이와 늙은이다.

보수와 진보다. 종교도 다르다. 심지어 둘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그렇게 통하기 힘든 그들이 냉면이라는 매개를 통해 서로 소통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려고 한다.

이를 위해 최근 냉면에 대한 정보, 이북계 출신들의 생활사와 역사, 메타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 등을 알아보며 플롯을 정리하고 있다.

소설이 얼른 완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다시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고서 필자인 나를 만나면 지나가며 말하는 식으로 툭 던져주기 바란다.

"소설 얼마나 썼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