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마감 시간, 취재를 둘러싼 상사와의 갈등, 취재원과의 관계, 비사회적 행태를 고발하는데 따른 정서적 압박감, 불규칙한 식습관 및 잦은 술자리 등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너무도 많다.

고기동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교수

통계학적인 표본으로 이뤄진 정확한 사회적 조사는 없지만, 10여 년 전 진행된 언론인 건강에 대한 조사에서 언론인의 70% 이상이 흡연을 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웰빙 개념과 건강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언론인들의 흡연율 또한 낮아졌을 것으로 추측되나 스트레스가 심한 근무 여건, 흡연에 비교적 관대한 직장 문화 때문에 여전히 흡연율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끊기 힘든 것이 담배다. 잠시 끊었다가도 몇 달이 지나 다시 담배를 물기도 한다. 담배에는 중독(의존)성 물질인 니코틴이 포함돼 있고, 뇌 신경회로가 니코틴에 의해 병적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익광고의 카피처럼 흡연은 질병이고, 치료하기 위해 금연해야 하는 것이다.
담배 연기에는 70여 가지의 발암 물질이 들어있다. 연기에 들어있는 타르와 유독가스 등 독성 물질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와 장기에 피해를 준다. 흡연자가 암에 걸려 사망할 확률은 비흡연자의 2배이고, 하루 한 갑 이상을 피우면 4배 높아진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고혈압, 당뇨,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등도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심한 스트레스 또한 정신과 신체의 건강에 강력한 유해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흡연은 잠깐의 스트레스 완화와 이완의 느낌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불안·우울의 감정과 연관성이 많다. 흡연 행동을 스트레스 탓으로만 돌리면서 자신에게 면죄부를 줄 것인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흡연밖에 없는 것인가?

금연의 1단계가 흡연하고자 마음을 먹는 것이라면 2단계는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다. 의지만으로 금연하는 경우의 1년 금연 성공률은 5% 미만에 그친다. 따라서 금단 증상과 흡연 욕구를 이겨낼 수 있는 자기만의 노하우와 적절한 약물 요법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 중임을 알리고 흡연하는 자리는 피한다거나, 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고, 식사 후에는 즉시 양치질을 하는 등의 노하우가 흡연 욕구를 줄여줄 것이다.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흡연자일수록 약물 치료는 필수다. 지난해 초부터 금연 진료비와 약값도 국가에서 지원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다. 금연치료 약물들은 뇌신경에 작용해 금단 증상을 줄여주고, 흡연에 대한 욕구를 감소시켜서 금연을 훨씬 쉽게 만들어 준다.

금연약물로 니코틴 대체제(니코틴 패치, 껌, 사탕),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 등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6개월 금연 성공률은 니코틴 대체제와 부프로피온이 10~20% 정도, 바레니클린이 30~40% 정도다.

하지만 약제마다 특징과 부작용이 있으므로 어떤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는 전문가와 의논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아직도 흡연하는 기자분들! 흡연을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지 말고, 이제라도 흡연을 뺀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인천경기기자협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