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희연 수습기자, 서인석 수습기자.

진짜 기자로 가는 길, 멀지만 설레는 길
김희연 수습기자

"스포츠기자가 되면 공짜로 스포츠 경기를 마음껏 볼 수 있겠지?"

단지 그 이유만으로 맹랑하게 기자가 되기를 꿈꿨던 한 고등학생이 어느새 대학을 졸업하고 기호일보에 입사해 기자가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었음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수습 생활을 시작한 뒤 나의 일과는 남동경찰서에서 시작된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이곳을 드나든 지도 어느새 두 달이 돼간다.

처음으로 혼자 경찰서에 온 날, 첫 관문인 형사 당직팀 문턱을 넘는 게 그렇게도 부담스럽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얼굴을 익힌 형사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팀장님께 자연스럽게 안부를 물을 정도로 편해졌다.

8시 30분, 감사하게도 남동경찰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배의 차를 얻어 타면 회사까지는 걱정 없이 갈 수 있다. 9시까지 회사에 도착해 간단하게 사회부 회의를 마치고 나면 다시
각자 일정에 따라 나가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정식 출입처가 없어 선배들을 따라다니고 있는데, 오늘은 남구청에 들렀다.

선배가 기사를 쓰는 동안 위생과에  들러 일반 모텔에서도 식사 제공이 가능한지 에 대해 알아봤다. 요즘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모텔에서 조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다.

"역시 허가받은 몇몇 모텔 이외에는 다 편법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기자실로 돌아왔는데, '11시 30분에 연수구청 앞에서 선학어린이집 관련 학부모 집회가 있으니 취재를 해보라'는 부장의 카톡이 도착했다.

기사 한 꼭지는 걱정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버스를 타고 연수구청으로 가는데, 이런, 늦어버렸다. 역시 택시를 탈 걸 그랬나. 이럴 때는 차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미리 도착해서 취재 중이던 타사 선배에게 놓친 부분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학부모에게 추가로 얘기를 들은 뒤 선배들과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고 나니 어느새 한 시. 두 시에 시의회에서 무상급식 관련한 질의응답이 있을 예정이라, 마침 시청으로 가는 선배의 차를 얻어 타고 확인하러 왔다. 그런데 정작 무상급식에 관한 내용은 5분도 채 언급되지 않았다. 뭐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걸, 기사로 쓸 만한 내용이 없어 아쉬웠다.

입사한 지 어느 새 두 달. 이제는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고, 가보지 못했던 곳에 가는 것이 설렌다. 아직 한참 멀었지만, 진짜 기자 가 되기 위해 되도록 많은 것을 듣고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 내가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나를 신경써주는 사람들이 있어 매일이 감사하고 즐겁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누군가 '기자생활 힘들지 않아요?'라고 물어보면 자신 있게 대답한다. '아뇨, 저는 재밌는데요?'라고.


600자와의 씨름… 오늘도 성장한다
서인석 수습기자

급할수록 되돌아가라 는 말도 있듯이 긴장과 피로 속에서 시간에 쫓기는 기자 동기들에게 보내는 차근차근 배워 빨리 성장하자 는 각오와 신념으로 오늘도 기지개를 폈다.

오후 12시 선배로부터 송도요양병원으로 가보라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가보니 유치권행사라는 플래카드와 경찰, 용역직원들이 보였다.

송도에 위치한 병원의 매입자와 전 유치권 소유자들이 건물에 대한 권리를 두고 대립중인 모양이다. 취재원으로부터 말귀 참 못알아 듣네 라는 시선을 느끼며 계속해서 질문을 통해 가까스로 이해를 하고 기사마감을 하기위해 인근 구청으로 향했다.

구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리드를 정하는 데만 30분이 훌쩍 지났다.

꾸역꾸역 머릿속의 내용들을 적어 보니 7시 30분으로 이미 마감시간이 훨씬 넘었다. 정해진 시간에 기사내용을 편집부로 넘겨하는 이유로 6시까지는 교열이 끝나야 한다.

그러나 오늘은 마무리는커녕 내용 정리도 제대로 안된 채로 사회부 데스크의 1차 교열이 시작됐다.

데스크로 기사가 넘어가는 동시 내 어깨를 쳐주며 "기사는 나중에 자연스레 몸에 익히니 집에서 신문 많이 보고, 참고자료 줄 테니까 부지런히 보고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라는 선배의 말에 다시 한 번 위안을 얻고 집에 가려던 도중, 사회부장으로부터 "귀사하라"는 전화에 곧장 회사로 들어갔다.

사회부장은 평소 몇 가지 사실 확인, 기사 관련 틀에 대해 설명을 하며 기사를 수정해줬지만, 이번에는 "몇번을 읽어봐도 이해가 안간다"며 같이 기사마감을 하기위해 전화를 했던 것이다.

데스크에 앉아 취재현장에서 얻은 자료를 설명하면서 처음부터 기사를 쓰기 시작됐다. 하지만 편집부로부터 "언제 기사 넘어오나요"라는 말에 속은 점점 타들어갔다.

그나마 50여분 만에 마술처럼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문장과 단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8시가 훨씬 넘었다. 할 말이 없어 "죄송합니다"라는 말에 웃으시며 "소주나 한잔하러 같이 가자"고 말씀하셨다.

사실 입사 후 한 달 동안은 19면에 실릴 600자와의 씨름을 통해 2~3시간이 소요됐다. 어딜 가던 평소 선배들을 믿고, 도움을 요청하라 말하고 싶다. 지난 3년간 사회복지사, 홍보영상제작 프로듀서, 학습지교사활동 등을 하면서 느낀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있은 후 나의 모습은 한층 달라졌다. 이번에도 남은 수습기간을 마친다면 분명 의젓한 기자가 돼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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