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박준상 기자

"신은 불공평하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더니…
나를 오징어로 만든 밉지만 꽃같은 동기

아쉬운 미모, 8등신과는 거리가 있는 비율과 키를 가진 나로서는 패션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다.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짝사랑하는 친구에게 직언을 들은 뒤로는 더욱 그랬다. 치아 교정에 간단한 시술(얼굴에 칼은 안 댔다)로 얼굴을 수정했다. 원판 불변의 법칙 이라는 한계는 있었지만 약간의 위장(?)에는 성공했다.

다음은 본격 변장. 작은 눈을 가리기 위해 굵은 테, 얇은 테, 네모난테, 둥근 테 등 다양한 종류의 뿔테 안경을 장착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얼굴에서 다른 쪽으로 돌릴 패션에도 큰 돈을 들였다. 패션은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옷으로 눈을 돌리는 수준은 맞췄다. 그렇게 10여년을 지냈다. 투자와 노력에 당당한 마음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작게나마 갖고 있던 내 자신감은 2013년에 좌절로 바뀌었다. 입사 동기로 박준상 기자를 만나면서다. 단순히 잘생겼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들인 돈과 노력이 부질없다는 걸 알게 돼서다.

박준상 기자는 잘생겼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 했던가.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을 입어도 빛이 난다. 외모와 훤칠한 키, 운동으로 다져진 몸…. 신은 공평하다는 말에도 예외는 있나보다. 그는 옷으로 어떻게든 지금보다 나아 보이려고 했던 나를 좌절에 빠뜨렸다.

경기일보 박준상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박 기자는 성격도 좋다. 그동안 위장과 변장에 쓴 돈이 아까워서 살짝 미운티도 냈는데 이마저도 포용한다. 칭찬하면 상대방을 더 높여주는 겸손함은 기본이다. 끝이 아니다. 박 기자는 굽힐 때 굽히더라도 일단 할 말은 한다. 이 정도면 탈 인간? 물론 인간적인 면
도 있다. 잘 땐 코도 곤다. 술 마시면 흥도 넘친다. 다소 차가워 보이는 외모 탓에 다가가기 힘들수도 있겠지만 막상 다가가면 동네에 흔한 친구 느낌이다.

칭찬을 하려면 끝이 없다. 지난 3년을 봐온 박 기자는 좋은 사람이다. 일부에서는 같이 있으면 오징어화(?)를 우려하지만 막상 같이 다녀보면 상향평준화 된다. 저 얼굴로 같이 다니는 거 보니 뭐 있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좌절에 빠뜨리긴 했지만 미워할 수 없다. 이 점이 내가 박 기자를 칭송(?)하는 이유다. 옆에 있는 사람까지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능력을 가진 박 기자는 진짜 슈퍼스타 능력자다.

/경기일보 문화부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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