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후배에 대해 그 이유와 함께 글을 써달라는 원고청탁을 받고나서 좀 난감했다. 그래서 처음엔 거절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그 원고를 부탁한 기자협회 후배도 내가 몹시 아끼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주 능력(?)있는 후배여서 어쩔 수 없이 부끄러움을 무릅썼다.

내가 이 글을 통해 본의 아니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 후배는 김원진이다. 지금 우리회사 경제부에서 일하고 2013년도에 입사했다. 난 뭐 이러저런 우여곡절 끝에 2013년도에 재입사해 체육부로 옮긴 뒤 지금까지 쭉 있었으니 같이 일을 해 본 사이는 아니다.

후배들 중 술을 가장 자주먹은 녀석이기도 하고, 다른 후배들과 함께 스키장을 다녀온 적도 있지만 내가 원진이를 아주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다. 솔직히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뭐 좋은데 딱히 이유가 있어야하는 건 아니니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보니 생각해야만 했다. 그래서 고민해봤다. 뭘까 내가 원진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음… 음… 한참 동안 생각했다. 그런데 아! 이거구나 하고 떠오르는 건 없다. 단지 언젠가부터 내가 나의 바람 을 품게 된 기자 후배 중 한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 나는 원진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인천일보의 기둥으로, 나아가 지역언론인의 표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특히 원진이가 나보다 더 후배들이 좋아하는(이 표현에 너무 짜증들내지 마시길. 원진이랑 내가 서로 아끼는 사이라는 설정으로 이 글을 쓰는 상황이다보니 부득이하게 사용한 것이니까~ ^^;;) 정말 멋진 선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리고 난 원진이가 좋은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 어째 여기까지 쓴 글을 보니 원진이가 아니라 내 자랑을 한 것 같아 쬐~끔 찔린다. 그래도 이글은 원진이를 자랑하려고 쓰는 글임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밝힌다.

암튼, 내가 원진이에게 이런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내가 원진이를 좋아하고 아낀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래 좋아하는 건 이 글을 쓸 때부터 이미 확인이 된 사실이고, 여기선 왜 좋은지를 써야하는 것이라고 다그쳐도 소용없다.

딱 이거다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어쩔 수 없다.다만 난 원진이가 기자로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마지막에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이렇다. 내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해고를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보니 사람들이 가끔 오해한다.

나랑 비슷 한 생각을 가진 후배들만 좋아하는 것 아니냐는. 그런데 아니다. 대부분의 선배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일 잘하는 후배를 좋아한다. 기자로서 능력이 있는 후배. 기사 잘 쓰고, 좋은 기사를 많이 쓰는. 뭐 싸가지는 적당히 있으면 된다. 원진이가 그런 후배라는 것에 나보다는 다른 기자 동료들이 그들의손목아지와 전재산을 걸 수 있는, 그런 원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천일보 이종만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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