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일처리 자신감 넘치는 말투
"아이 낳고 나니 시각 넓어져" 속내
육아휴직뒤 복귀 '더 단단해진 프로'

처음 본 그녀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모든 게 낯설었던 햇병아리 수습기자 시절, 사회부에서 그녀는 존재만으로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위압감을 풍겼다.

거침없는 일 처리, 자신감 넘치는 말투, 웬만한 남자 선배들은 깜이 안 될 것 같은 포스. 그녀는 기자생활만 올해로 꼬박 10년을 채운 경기일보 대표 카리스마 여기자 류설아 선배다. 가까이하기 어려웠던 선배가 사실은 내가 많이 닮고 싶은 선배란 걸 깨달은 것은 일 년 전쯤이다.

여기자로서 자부심과 포부가 가득 차있던 선배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엄마가 돼서 돌아왔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아내, 며느리, 기자. 어느것 하나 녹록지 않은 무거운 역할을 짊어진 선배가 힘들진 않을까. 후배 여기자로서 기대와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다. 여기자의 포스가 철철 넘쳤던 선배가 갑자기 모성애 가득한 엄마로만 보인다면 그 역시 섭섭할 것 같았다.

출산휴가를 끝내고 현장으로 복귀한 선배는 감히 말하자면, 더욱 단단해 보였다. 이제 겨우 16개월 된 예쁜 은성이를 아침마다 힘겹게 떼어놓고 온다고 말하는 선배이지만, 회사에서는 그 누구보다 치열하고 프로답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에서도 선배의 글은 예전보다 더욱 빛나 보였다. 워킹맘으로 바쁜 삶을 살아내도 후배들보다 더 생기있고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문화부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지만, 밑천이 쉽게 드러나 버려서 그게 제일 두렵다"며 항상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은성이 사진을 보여주며 "예쁘지?"라고 물을 땐 그저 딸 바보 엄마였다가도, 마감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기사를 써내려 갈 땐 천생 멋진 기자일 뿐이었다. 후배들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고 소통하려는 선배의 모습을 볼 때면, 나도 선배의 연차가 됐을 때 저런 열정과 마인드를 지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배는 은성이를 낳고 난 뒤 더 좋은 기자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보니 더욱 시각이 넓어졌고, 더 좋은 글을 쓰고, 멋진 기자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
다는 것.

선배는 한동안 메신저 상태 글에 이 문구를 띄워놨었다. '엄마, 기자, 아내. 나는 나.'

"선배님, 선배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멋진 기자, 엄마, 그리고 후배들의 좋은 선배입니다. 선배의 오늘과 내일을 항상 응원해요."

/경기일보 디지털콘텐츠부 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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