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야~" 부드러운 카리스마 
나태한 후배들 보면 핵심 짚어 조언
'믿음의 소통'으로 강한 부서 자부심

기자들 사이에서 데스크는 꽃 으로 통합니다. 서로 각기 다른 개성 강한 기자들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기자의 본업인 기사 첨삭에, 각종 살림살이를 총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기일보 경제부에는 진짜 꽃 부장님이 계십니다. 경기지역 주요 언론사 중 유일한 여성 필드 데스크 이신 박정임 부장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래서인지 후배 기자를 부르는 방식도 남성 데스크와는 좀 다릅니다.

"이관주 기자야~ 잠깐 와볼래?" 부장님은 저를 찾을 때 이처럼 독특한 호칭을 사용하십니다. 호출을 받은 입사 3년차이자 경제부 경력 3개월의 막내 기자는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갑니다. 기사를 보시던부장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마디 말씀을 하십니다. "그렇게 뛰어다니지 않아도 돼."

부장님의 온화한 목소리에 막내는 숨을 돌리고 글을 살핍니다. 이내 부장님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집니다.

부장님을 지근 거리에서 보며 함께 생활 한지 얼마 안 됐지만 그래도 누군가 부장님을 한 마디로 소개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 라고 말하겠습니다. 어머니의 모습과 아버지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신다고나 할까요.

평소 20여 년 차이가 나는 까마득한 후배 기자에게도 항상 누구 기자야 라고 부르시며 후배 이전에 한 사람으로 존중해주시고, 꼼꼼하고 세심하게 맡은 업무를 체크 하시는 모습을 볼 때는 영락없는 우리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후배 기자들이 나태한 모습을 보이거나, 부족한 부분이 보일 때에는 핵심을 짚어 문제점이 무엇인지 말해주실 때는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아우라 를 뿜어내며 강한 조직 장악력을 보여주십니다.

부장님의 소리 없는 카리스마 와 합리적인 조직 운영 방식은 회의를 자주 하지 않는 성격에서도 드러납니다. 기자들에게 회의는 필수 라는 얘기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형식적이라는 의견도 팽배한 게 사실입니다.

부장님은 회의하는 것을 평소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기사데스크를 이용해 의견을 전달하거나 후배 기자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부서를 운영합니다.

물론 부서 전체가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하는 회의까지 포기(?)하시는 것은 아니랍니다. 이는 어쩌면 지위가 주는 일방적인 지시 대신 후배들을 믿는 감성의 소유자이기 때문이겠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준우승을 이끈 명장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 과 일맥상통한다고 할까요.

올 초, 우리 경제부는 부장님을 제외한 전력의 50%가 교체됐습니다. 또 다른 개성 강한 후배들을 부장님께선 특유의 카리스마를 드러내시며 새로운 부서원들을 끌어안으셨습니다. 그 속에서 경제부는 한마음으로 뭉쳐 더욱 강한 부서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여담이지만, 올해 부장님의 막내딸이 고3 수험생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 또한 수험생활을 겪었고, 그때 어머니께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경제부의 수장 과 수험생의 어머니 라는 두 직책에서 바쁜 한 해를 보내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걱정은 없습니다. 우리 부장님이시니까요.

/경기일보 경제부 이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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