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하 아내와 아들 둘 '천상 애처가'
낙천적 성격뒤에 가려진 후배사랑 끈끈

인천일보 사회부의 큰형님 이자 큰오빠 인 김칭우 부장. 그는 처음부터 기자가 될 생각은 없었다. 대학에서는건축공학을 전공했다. 건축공학과는 1993년 입학 당시에는 최고 유망 학과 중 하나였다.

하지만 무정한 시대는 대박 을 쪽박 으로 바꿔 놓았다. 졸업을 앞둔 무렵 IMF의 광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갔다. 새 천년이 온 뒤, 젊은이들은 더 이상 그 학과에서 장밋빛 미래를 설계할 수 없었다.

그때 대학 언론 생활이 돌파구가 됐다. 그는 3년 동안 교지편집위원회에서 활동했다. 3학년 때에는 인천부천지역교지편집인연합 의장과 인하대 언론연합회 의장 등을 지냈다. 이때의 경험을 살려 공대 출신 기자로 과감하게 인생의 방향을 전환했다.

그 결과가 나름 만족스러웠기 때문일까. 첫 직장에서 15년째 기자 생활을 하며 정치, 경제, 체육 등 외근 부서를 두루 거쳤다.

10년차 기자가 됐을 즈음 10살 연하의 부인을 만나 도둑 장가 를 갔다. 애처가(라고 쓰고 공처가라고 읽는다)인 그는 방송통신대학에 다니는 아내의 공부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결혼이 그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4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두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논리적이고 말 많은 주원이와 좀처럼 울지 않는 듬직한 지원이.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낙천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그이지만, 후배 기자들에게 해줄 조언을 물어봤을 때는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말을 시작 했다.

요즘 기자라는 직업은 3D업종이 돼 버린 듯하다. 지원자도 줄고, 버티는 이도 줄어들었다는 느낌이다. 시대적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사회가 존재하는 한 언론은 존재해야 하는 사명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한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 2% . 매일매일 2%씩만 더 한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귀찮더라도 확인전화 한 번 더하고, 어제 마셨더라도 오늘 한 잔 더 하고(?), 어제 책 두 쪽을 읽었다면 오늘은 세 쪽을 읽겠다는, 조금씩이라도 한 발 더 걷겠다는 실천. 그 실천이 이어지면 몇 년 후, 십수년 후, 몇 십년 후 더욱 발전된 나를 발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평소의 시원시원한 말투와 달리 길게 이어진 말에는 진지한 언론관과 후배들에 대한 염려가 담겨 있었다. 상사이자 선배로서 그의 어깨가 더욱 든든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외동딸을 시집보내고(?) 딸의 집으로 거소를 옮겨 함께 생활하고 있는 장인 장모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쑥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애처가 였다.

/글=인천일보 사회부 이순민 기자
사진=인천일보 편집기획부 조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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